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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전국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지금 능력자들의 권익과 세계의 공익을 위해 설립된

크림이라는 단체를 고발하고자 합니다.

 

 ─2015년 8월 16일, 충격적인 라디오 방송이 미국 전역을 강타했다. 초능력자의 인권 신장을 위해 설립된 것으로 알려졌던 미국의 사기업 크림CREAM이 사실 초능력자 테러 조직 커피COFFEE의 배후였으며, 온갖 불법적인 일들을 자행하고 있었고 심지어 그 중에는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인체 실험마저 포함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낱낱이 밝혀진 것이다. 공익을 위해 힘쓰는 청렴한 기업. 그 하얗고 깨끗하던 이미지가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이내 반기를 든 크림과 커피의 일원들에 의해 크림의 설립자 토마스 윌슨이 처형 당하고, 그들이 안고 있던 두 모순은 몰락하고 만다. 이에 따라 초능력자에 대한 여론이 바닥을 치기 시작했고 초능력자들은 수면 아래로 그 모습을 감추었다.

 

 세월이 흐르고 사건에 대한 여파가 가라앉을 즈음, 크림의 인체 실험에 대한 모든 자료를 넘겨받은 백악관은 비밀리에 실험을 지속하여 마침내 초능력자를 '만드는' 것에 성공한다. 초능력을 갖게 된 실험체는 메카닉Mechanic이라 명명되었다. 체내에는 메카닉의 힘을 조절하고 그 행적을 감시하기 위한 칩이 삽입되었으며, 이는 초능력자를 완벽한 통제 아래 두기 위한 첫 걸음이었다. 남은 것은 크림과 커피의 붕괴 이후 사회 뒤편으로 숨어든 내추럴-본Natural-Born 초능력자들을 지배하는 것뿐이었다.

 

 2018년 6월, 최초의 초능력자로 알려진 리암 데이비슨이 자택에서 살해된 채로 발견된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 경찰은 단순히 초능력자를 향한 반발 심리가 이끌어 낸 살인 사건으로 추측하였다. 그러나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져 버린 완전 범죄의 주인공은 끝내 잡히지 않았으며 그 자리에 적어놓은 새빨간 메세지만이 미디어를 통해 전국에 보도되었다.

 

Be aware, Psychics.

 

 숨을 죽이고 조용히 살아가던 초능력자들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차별과 멸시에는 익숙했고, 또 이를 피하기 위해 죽은 듯이 살아가는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럴 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연방 정부에서 초능력자 등록법을 제정, 이에 불응할 경우 위험 분자로 판단하여 특별 처분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자 초능력자들은 그제서야 깨닫고 만 것이다. 이건 자신들을 향한 정부의 경고였으며 어느 한 쪽이 무너지지 않는 한 이 위협은 계속되리라는 사실을.

 

 초능력자들은 두 부류로 나뉘어졌다. 일단 살고 보자며 자유를 포기하고 연방 정부의 관리 하에 들어간 이들과, 그렇게 살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더욱 깊숙히 숨어 들어서는 반기를 준비하는 이들. 이는 자유를, 그리고 삶을 위한 투쟁이었다. 우리도 일반인들과 똑같이 살 권리가 있다. 속내에 쌓이고 쌓인 울분이 종래에 폭발하였고……

 

그렇게, 만들어진 자들과 타고난 자들의 전쟁이 그 서막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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